지역한복문화의 발굴과 확산을 위한 제안(한국 공예디자인진흥원 한복문화센터 주관 한복포럼 토론자: 동양자수박물관
안영갑관장)
1. 원형과 재창조
유물원형은 수많은 세월을 통한 재창조의 연속물이자 결과이다. 시대의식과 다양한 환경의 산물이다. 원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하여 원형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창조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형은 곰삮은 젖갈과 장맛과 같은 존재이다. 완성된 걸작의 원형은 하루아침에 탄생되지 않는다. 수많은 실험과 실패의 과정을 통하여 완성에 이르게 된다. 끊임없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 수반된다. 버림으로써 새로움을 얻게 되는 것이다.
원형은 창조의 보고이다. 원형의 단순한 재현수준에 머물거나 만족해서는 안된다. 원형이 갖고 있는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시대정신과 미래의 흐름을 동시에 감안할 때 재창조의 길이 보인다.
재창조는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원형의 외양만을 차용하거나 모방해서는 진정한 창조의 길에 접근할 수 없다. 재창조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수많은 창작물이 예술적이거나 상업적으로 감동을 주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유가 된다.
올바른 재창조를 위해 원형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더불어 치열한 창작의 과정이 필요하다. 시대적 미감의식에 부응하면서 실용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차원에서 원형에 대한 재해석과 재창조 노력이 있어야 될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령과 행운은 없는 것이다.
2. 융합과 협업창작
한복문화의 발전과 확산은 복식분야라는 고정관념과 범주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장르나 문화콘텐츠와 연계되고 융합될 수 있을 때 가능해 진다.
단순한 “옷”이라는 개념을 뛰어 넘어 문화적 코드(스토리, 디자인, 색상, 소재 등)로서 의미가 다양하게 확장될 때 한복은 비로서 창조적인 진화의 주체가 되며, 우리 문화산업의 미래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한복관련 문화콘텐츠개발을 위해서는 개방적인 협업창작이 중요하다. 역량을 함께 공유함으로써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콘텐츠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문화유물이 많은 박물관은 콘텐츠창작의 중요한 원천이다. 유물에 담긴 다양한 소재(예: 문양, 디자인, 스토리, 제작기법, 재료 등)들을 기반으로 창작의 다양한 원천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박물관은 유물은 소장하고 있으나 이를 문화상품이나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는 내적역량이 매우 부족하다. 예산이나 연구개발인력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역량과 더물어 예산능력을 겸비한 기관들(대학, 정부기관, 연구소, 기업, 작가 등)과 활발한 협업이 이루어 진다면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상호 위윈의 정신을 갖고 부족한 역량을 결합하고 보완하면 혁신적인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성과를 함께 나누면 되는 것이다.
협업창작을 도와주고 촉진시키면서 한복관련 문화상품이나 콘텐츠개발을 위한 플랫폼역할을 왕성하게 수행할 수 있는 생태계의 구축이 중요하다. 연구개발에 따른 이해당사자의 재정적인 위험과 실패의 가능성을 분산하고, 줄이기 위한 것이다.
생태계구축문제는 아직도 담론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를 제도와 정책으로 연결하고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고 있지 못하다. 능력있는 정부나 박물관, 대학, 기업, 전문가 등이 우리 한복문화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협업창작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많은 관심과 논의, 제도적인 뒷바침이 필요하다.
특히 한복관련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문체부, 산자부, 벤처중소기업부 등 중앙정부 소속 유관 부처간에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협업문화의 제도화가 요망된다. 한복진흥센터는 효과적인 협업창작을 위한 프랫트폼역할을 수행하면 좋을 것 같다.
3. 유능한 지역작가의 발굴과 육성, 기회제공
유능한 지역작가의 발굴과 육성, 활동기회제공은 지역의 한복문화발전을 위해서 매우 긴요하고 중요하다. 지역작가들은 지역을 배경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지역문화적인 정체성과 독창성을 확보하는 문제에 많은 고심과 노력을 한다. 예를 든다면 추상문양의 독창성을 자랑하는 강릉자수(예:강릉수보, 강릉색실누비 등)에 담긴 독특한 문양과 색상, 소재를 기반으로 디자인콘텐츠를 개발하여 한복에 응용(사례: 한복장식, 조바위, 주머니, 토시, 버선 등) 하는 경우 지역적인 한복문화의 창조적인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능한 작가의 발굴과 지원을 통해 지역적인 한복문화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 한복문화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높힐 수가 있다.. 지역을 주된 활동거점으로 삼으면서 국내외 패션쇼와 한복페어와 같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좋은 지원방안이 될 수 있다. 단기적인 공모과제와 이벤트성 한복관련 행사의 참여기회제공은 지역작가의 내실있는 발전과 역량을 높히는데 한계점이 있다.
4. 지역이벤트와 코디네이터
전국적으로 한복문화의 보급과 확산을 위해서 학교, 전통문화예술관련기관, 한옥마을이나 고택 등지에서 다양하게 한복관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복의 날, 한복입기체험, 예절교육, 한복만들기, 한복패션쇼나 한복페어 등이 행사의 주된 내용이다. 지방의 경우 각종 명절이나 지역의 중요한 전통문화축제를 맞이하여 지역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행사의 원만한 진행과 비용부담을 절감하기 위해서 지역(예: 강릉시)에는 저렴하고, 다양한 한복대여업체들과 한복체험관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대여업체나 한복체험관 등에서 제공하는 한복의 내용(디자인, 소재, 색상 등)이 아직도 행사참여자들의 다양한 욕구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질적인 개선과 노력이 요망된다. 또한 한복관련 이밴트행사의 진행과정이나 내용을 전반적으로 검토할 때 체계적이지 못한 것 같다. 행사주체나 조직도 모호하고 예산이나 지속성도 부족하여서 행사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지속적인 한복문화발굴과 확산을 위해서 상시적인 코디네이터역할울 수행할 수 있는 체계적인 조직과 제도가 요망된다. 조직은 한복문화발전과 관련하여 지역을 다양하게 대표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사들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사례: 전주시 민관협의체 한복다울마당). 가칭 한복문화발전협의회(예: 시. 도 관련공무원, 문화재단, 문화원, 대학, 작가, 시민, 업계 대표 등의로 구성)와 같은 모습이 될 수가 있다. 효과적인 활동을 위해서 예산과 제도적인 뒷받침을 위해 지역사회와 한복진흥센터가 함께 공유하는 방안을 도모하면 좋을 것 같다.
5. 한복진흥센터의 기능강화와 위상제고
2014년 6월에 출범한 한복진흥센터는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에 소속된 산하조직이다. 4년정도의 짧은 활동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한복문화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한복문화의 전승과 재창조는 물론이고, 생활화, 산업화, 지역화, 세계화를 위한 중요한 기반을 조성하였다. 한복문화발전에 종사하는 다양한 전문가계층들에게 정보제공과 교류증진은 물론이고, 연구개발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사업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지역에서 한복입기 체험행사 개최, 찾아가는 한복교육을 통해 전국적인 한복문화의 확산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한복문화발전을 위해서 현행의 정책과 연구기능의 강화는 물론이고 이를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조직과 제도, 예산, 전문인력 등에서 위상제고가 필요한 것 같다. 앞으로 정부, 관련전문가, 민간단체, 업계, 한복소비자들이 함께 모여 이를 공론화하고, 발전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최근 경상북도와 상주시가 추진하는 한복진흥원건립사업과 한복기술진흥원 등과의 관계정립은 한복문화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업무영역이나 활동에 대한 중복을 피하면서 보완적이고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있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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