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할머니의 기도
- 작성일
- 12-06-24 12:39
- 작성자
- 안영갑
- 조회
- 7,237
영동 할머니는 상고시대부터 동해바다와 백두간두
사이에 풍요럽게 펼쳐진 영동지역의 바닷가에서 삶의
터전을 이루고 살아온 어촌민들에게 길융화복을 주관하는
소박한 민간신앙의 대상이다. 일명 풍신이라고도 하며
바람이 많고 파도가 높은 동해를 다스리는 여신이다.
매년 음력 2월 초하루에 지역민들은 영동 할머니에게
제사를 올리고 한해의 풍요를 기원하였다. 우리 박물관에는
조선시대 후기 민화양식으로서 반추상화적인 화법으로
그려진 별상 애기씨의 기도하는 모습이 걸려 있다.
간절한 기도와 염원을 느끼게 하는 성스러운 모습이다.
표정은 약간의 수심이 어려있다. 우리 어머니들은 근심
걱정속에서 가족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였다. 수많은
자연재해와 전란으로 삶의 애환을 온몸에 깊게 묻고
인고의 세월을 사신 것이다.
고향이 아닌 강릉에서 살면서 우연히 저자거리에서 만나
오랜 세월동안 사귄 소박한 친구들이 있다. 가끔 박물관을
방문하는 경우 별상 애기씨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애칭으로 영동 할머니라고 부른다.
영동 할머니에게 간절한 기도로서 염원을 부탁하면
머지 않아 응답을 하여 주실 거라고 허물없이 덕담을
주고 받곤 한다.우리 박물관에 전시된 자수의 주인공이신
어머니들은 신화속에 나오는 영동 할머니나 별상 애기씨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였다.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우리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와 염원이 담긴 자수작품 하나 하나를 감상하면서
어머니의 아름답고 소중한 마음결이 전달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질과 풍요는 있지만 기도와 염원이 희박해지고
있는 요즘 세상에 영동 할머니와 별상 애기씨와 같은
삶을 살고 가신 어머니들의 아름다운 자수 유품을
통하여 어머니들의 염원과 꿈을 기억하여 주면
좋겠다.
최근에는 유별나게 연인들이 우리 박물관을 많이
찾는다.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로 입소문이 난 것 같다.
달콤한 전시실 음악을 들으면서 자수꽃밭을 산책하는
동안 영동 할머니의 도움으로 사랑의 감정이 충만되어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