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수보
- 작성일
- 12-07-13 11:24
- 작성자
- 안영갑
- 조회
- 7,013
강릉 수보에 나타난 추상문양의 자수 그림은
천년 단오제의 오랜 역사속에서 살아온 강릉
여인들이 만들어 낸 이 지방 특유의 조형사상과
표현양식이 담겨져 있다.
단오굿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의 신목이나
괘대, 솟대 신앙 등은 강릉 수보의 구석 구석에
나타나고 있다. 강릉수보의 독특한 지역성과
주술성을 보여준다.
강릉의 수보 문양의 기본 소재는 수목(나무)
문양이다. 새나, 꽃, 나비, 문자 등은 보완적인
장식이나 상징적인 의미를 나타낸다. 반면에
타지역의 수보에는 공통적으로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화접(꽃. 나비)문양이 등장한다.
태백산맥의 거대한 준령으로 둘러 쌓인 영동지방은
고립되고, 풍부한 자연조건으로 인해 일찍부터
산신 신앙과 다양한 토속신앙이 발달하였다.
신목숭배 사상이 발달한 연유가 되고 있다.
강릉수보에 나타난 주술성은 이 지역 특유의
자연조건과 종교적인 역사가 만들어 낸 결과이다.
타 지역의 수보와 상이점을 보여 주는 중요한
모티브다.
강릉수보에 나타난 문양의 형태는 단순화되어
자연물의 형태미 만를 추구한다. 사실적인
표현이 아닌 반 추상적인 원시미술을 보는 것
같다.
추상적인 나무가지 끝에 마주 보고 앉아 있는 새
두마리는 농경사회의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솟대를 연상케 한다.
강릉 수보의 예술성이나 독창성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들이다.
네귀에 끈이 달려 물건을 싸는 용도로 사용된
수보는 수목문양(나무)이 제일 많다. 혼례용으로
사용된 오리 보자기는 화려한 화목문양(꽃)이
자주 보인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기능과 의미를
살려 내고 있다.
수보의 제작연대가 올라 갈 수록 흰색 면직물의
바탕천 위에 좌우 대칭적인 기하학적 구조의
수목문양이 많다.
부부의 화락을 의미하는 한쌍의 새들이 마주보고
춤을 추는 반추상적인 모습이 그 주변에 자주
등장한다.
수보의 기하학적인 추상문양은 자수 소품분야인
버선본집, 복주머니,수저집, 바늘집 등에도 나타
나고 있다.
강릉수보의 독특한 추상문양이 강릉민수의 전
영역에 걸쳐 양식화되고 일반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보의 용도로는 각종 침선도구나 자수관련
재료의 보관기능을 수행하는 보자기(네귀에 긴끈이
달린 일명 보탱이 수)가 주류이다.
혼례용 오리보(한 귀에 긴 끈이 달림)와 밥상보,
패물보 등의 순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강릉수보의 주소재는 면직물이나 사용자의
신분이나 여건 등에 따라 명주비단이나 인조견
등도 사용되었다. 제작연대가 올라갈 수록
면직물로 만들어진 수보의 사례가 많다.
수보에 사용된 색실로는 오방색(적.청.황.흑.백)
계통의 염색한 명주실이다. 보자기에 사용된 직물의
색은 흰색이 주종이나 경우에 따라서 적색이나
흑색으로 염색한 사례도 보인다.
강릉수보는 오방색의 절묘한 배색을 통해 우주의
기본질서와 변화를 의미하는 음양 오행사상을
표현한다. 강릉수보의 "주술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강릉수보의 자수기법은 푼사가 아닌 꼰사를 주로
사용한다. 평수와 징금수 기법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면서 자수의 화려함과 회화적인 입체감을
살리고 있다. 강릉 수보의 자수기법은 친정
어머니로부터 혼기에 있는 딸에게 전승되는
가승형태가 주류이다.
강릉수보는 화려한 오방색과 더불어 기하학적인
좌우 대칭의 추상문양을 기본적인 특징으로 삼고
있다.
타 지역의 수보와 시각적인 차별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여타 문양에서는
수보제작자의 미적인 의도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허용되고 있다.
강릉수보는 지역적인 아름다움이 세계적인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를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앞으로 강릉수보가 갖는 사회문화적 기능과 역할,
문양에 대한 심화된 연구와 더불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컨텐츠 작업과 강릉수보의 재창조 노력이
있어야 되겠다.
강릉수보의 사례는 지방화와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지역의 문화 예술계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풀어야 할
숙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