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없는 유물들
- 작성일
- 12-08-09 13:42
- 작성자
- 안영갑
- 조회
- 5,725
박물관에 소장된 많은 자수 유물들은 작가의 사인이나 제작과정과
제작년도 등에 관한 기록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직물의
상태나 문양, 전래되고 있는 이야기 등을 바탕으로 유물에 대한
역사나 탄생배경을 추정하고 있다.
특히 민수의 경우에는 기록이 거의 없다. 조선시대에는 유물은
존재하되 기록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규방 여인에 대한 사회적
규범이 엄격하여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기록을 남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박물관의 유물에 대한 연구는 기록이 없는 유물들의 호적을 찾아
주는 어려운 일이다. 각종 문헌자료들을 참고하되 기록이 없는
경우에는 전래되고 있는 이야기나 유물의 수집경로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다. 유물에 대한 역사의 복원은 그 만큼 어렵고
힘든 과정이다.
약 20년전에 강릉지역에서 전문 수집가들에 의해 집중적으로 수집된
강릉 수보나 색실누비 쌈지는 현존하는 전승작가나 기록자료가
없다.
19세기 후반까지 전승되어 오다가 20세기 초에 전통의 맥이 끊어 졌다.
수보에 나타난 문양의 의미나 용도, 제작과정에 대한 살아 있는 정보를
얻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집된 자수 유물에만 의존하여 유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얻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기록이 없는 유물 원형에 대한 연구는 중대한
오류를 항상 범할 수가 있다.
충분한 고증없이 졸속하게 만들어진 연구자료에 기초한 컨텐츠나
문화상품은 뿌리나 족보가 애매 모호한 국적불명의 문화가 될 수
있다.
앞으로 기록이 전혀 없거나 부족한 자수 유물들에 대한 연구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신중한 자료수집과 더불어 학제간의 다양한
협력을 통하여 유물 원형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연구방법의 모색과
복원이나 재창조 노력이 있어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