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의 미학, 강릉 수보자기
- 작성일
- 12-02-12 12:42
- 작성자
- 안영갑
- 조회
- 6,836
강릉 수보자기는 추상적인 문양의 독특한 아름다음과
허동화 컬렉션의 해외 전시 호평으로 세계적인 한국미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한국 규방예술의 상징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19세기 이전의 조선시대에 태어난 강릉 수보자기는
사실주의를 뛰어 넘어 20세기 비구상과 추상 미술의
세계를 앞서 개척한 선구자인 셈이다.
흰색이나 염색한 면직물 위에 새, 꽃, 나비, 나무, 잎,
가지 등 다양한 자연물의 형상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오방색의 색실로 상징적인 추상문양을 재창조하였다.
강릉 수보자기는 타지방의 보자기와는 용도면에서
많은 차이가 보인다. 일명 강릉지역의 사투리로 헝겁
보탱이 수라고 한다.
상보나 혼수용 오리 보자기로 사용된 일반적인
지방사례와는 다르게 침선 도구나 재료의 보관함으로
이용되었다.
보자기의 네귀퉁이에 길고 가는 끈을 달아 각종
침선 도구나 재료 등을 보자기에 쌓기 쉽게
만들었다.
자수나 침선작업이 완료되면 규방에 있는
반다지나 농에 깊숙히 넣어 귀중하게 모셨다.
자수를 하거나 다양한 침선작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을 때만 보자기를 꺼내어 사용하였다.
강릉 수보자기는 강릉 옛 여인들의 예술적인 삶의
공간이자 디자인의 보고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였다.
수보자기를 사용하거나 제작하는 동안
강릉의 옛 여인들은 고된 가사노동의 어려움을 잊고
자기만의 염원과 희열속에서 무명의 예술가이자
패션 디자이너로 거듭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