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자수박물관

관람후기

조선의 왕후용 용보

작성일
12-02-20 11:32
작성자
안영갑
조회
6,751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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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박물관의 전시실에는 조선 왕후의 당의 복식에 착용된
아릅답고 화려하며 조선 왕조의 위엄을 느끼는 용보 한점이
귀하게 모셔져 있다. 시대는 정확하지 않지만 유물의 상태나
양식, 발간된 도록으로 보아 조선 후기 작품이라고 추정된다.
다행이도 보존상태는 매우 양호한 편이다.

당의 복식에 착용되는 세점중에서 한점이 소장되어 있다.
아마도 멀고도 먼 여정을 거쳐 우리 박물관에 오신 것 같다.
유물의 구입경로를 추적해 보면 추측할 수가 있다.

궁수의 화려함과 정교함을 익히 알고 있는 나로서는
당연히 수집하고 싶은 유물이다.그러나 경제적인 여건보다
그 희소성으로 인하여 수집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그래서
귀한 유물은 돈보다 전생의 인연이 있어야 구할 수 있다는
말이 수집가들 사이에 회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2005년 오죽헌에서 개최된 한국자수 특별전 이후 궁수의
백미인 용보의 수집이 절실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면식이 깊은 자수 전문가들이 나의 전시유물에 관하여 자주
지적한 사항이기도 하였다.

물론 그 당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적극적으로 유물의
소재에 대해 수소문을 할 수 없는 속사정도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우여곡절 끝에 박물관의 설립이 가시화 되었다.
용보의 수집은 절박한 과제가 되었고 단순한 구색맞추기가
아닌 자수 박물관의 필수적인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개관의 일정이 예상외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용보의
수집은 후일로 미루어 질 수 밖에 없었다. 뜯과 의지가 강하고,
심성이 착하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서울의 모처에 있는 연륜이 오래된 골동품 전문점에 우연히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수집과정에서 단골이 된 가계도
아니어서 주인과의 면식이 깊지 않았다. 돌아 보던 중에 나의
시선이 집중되는 곳이 있었다. 조선 왕비의 용보다! 감격과
흥분의 순간이었다. 내가 그렇게 찾고 모시고 싶어 했던
왕비님의 용보가 나를 반기고 있는 것이다.

가격과 희소성 때문에 흥정이 주인과 바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직은 유물을 양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소장품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갖고 계신 것 같았다. 이런 경우 유물과의 인연이
아직은 아니라고 빨리 단념하고 체념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너있는 태도로서 소장자에게 귀한 유물을 감상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정중하게  감사해야 한다.

일년의 세월이 흐르고 용보가 모셔져 있는 가계에 다시 약간의
미련을 가지고 재방문했을 때 용보는 조선 왕비님 처럼 여전히
위엄스러운 자태로 전시실에서 나를 몹시 기다렸다는 듯이
반가히 맞이해 주었다.

가계주인의 따님이자 평소 인상이 좋고 친절한 학예실장에게 슬쩍
용보의 처분 가능성을 다시조심스럽게 물었다. 놀랍게도 흥정이
가능하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마침 아버님이 사무실에 계신다는 것을 확인하고 따님에게 미리
부탁하였다. 올라오시라는 전갈을 받고 올라가서 역사적인 용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뒷이야기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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