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궁수 "괘석과 사군자"
- 작성일
- 12-02-22 11:25
- 작성자
- 안영갑
- 조회
- 6,839
우리 박물관에는 각별하게 신주모시듯 하는 조선시대
궁중 유물자수 한점이 전시실에 계신다.각별히 모시는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 도록을 통하여 발표된
궁중 유물자수들 중에서 양식, 문양, 사이즈,품격면에서
독창성이 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의 한국 전시실 입구에서 시작되는 궁수 유물관의
한 가운데 고품스럽게 전시되어 있다. 2m 정도가 되는
대형의 족자용 자수이다. 보물급이라고 감히 자랑하고 싶다.
아마도 궁궐의 거실이나 침실에서 왕실가족들에게
감상용으로 사랑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자수의 주인공은 대장금과 비교할 수 있는 존재일
것이다. 조선시대 왕실의 무명작가인 수상궁이 이룩해낸
걸작품이다. 전문가가 작품을 보는 순간 작품의 구도와
회화적인 아름다움, 색상의 자유로운 구사와 노련한
기법으로 볼 때 그녀가 이미 절정기에 도달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작품의 내용을 보면 가운데 괘석을 중심으로 좌우 공간에
사군자인 매.란.국.죽을 절묘하게 배치하고 있다. 화려한
색실 꼰사로 비단의 공단위에 회화적인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괘석의 입체적인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하여 흔치않은 독특한 자수기법을 사용하였다.
호랑나비들은 난초와 국화꽃 위에서 현란한 춤을 추고
있다. 관람객들의 눈에 상상을 초월하는 아름답고 살아 있는
모습이 사군자 자수 화폭에 펼쳐지고 있다.
사군자 자수의 밑그림은 단원이나 겸재와 같은 최고 수준의
궁중 화원이 아마도 그렸을 것이다. 궁중화원의 뛰어난 밑그림
솜씨를 금방 느낄 수가 있다. 정상급인 화원과 수상궁이 협력하여
이룩한 위대한 퓨젼 예술인 것이다. 아주 독특한 예술 양식이
표현된 것이다.
괘석과 사군자 자수는 다른 궁수에 비해 궁궐의 장업함이나
왕실의 권위와 격식을 애써 보일려고 하지 않는다. 표현에
자유로움과 다양성이 보이고 적당한 여백을 보여 주고 있다.
겸재 정선과 같은 수묵화에 조선 민화의 화려한 채색과
풍요로움이 절묘하게 혼합된 느낌을 주고 있다. 자수예술을
뛰어 넘어 새로운 예술양식이 탄생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