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인과 보나
- 작성일
- 12-02-23 12:11
- 작성자
- 안영갑
- 조회
- 6,805
서울 문화의 거리 인사동과 북촌에는 민예 관련 전문 테마
박물관들이 제법 있다. 문화의 불모지인 지방의 현실을
감안할 때 부러운 일이다. 문화에 대한 갈증이 불현듯 생길 때
문화행사나 활동이 비교적 활발하게 열리는 서울을 불시에
방문한다. 서울 나들이 할 때 마다 한번 씩 꼭 들리는 단골
박물관들이 있다.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목인박물관과 보나
장신구 박물관이다.
각별하게 방문하는 주된 이유는 컬렉션이 매우 훌륭하고
모두다 내가 좋아 하는 민예분야라는 것이다. 그리고
관장님들의 일에 대한 열정과 켈렉션에 대한 높은 안목을
배우고 싶은 이유도 있다.
목인의 경우 목각인형이 주가 되고 있다. 상여에 달린 꼭두
인형들이다. 조선시대 부터 해방후 현대까지 인형들의 수집
내용이 매우 다양하다. 각시, 서방, 저승사자, 순사 등 한국적인
해학과 유머가 목인들의 얼굴에 가득하다. 한국인들의
초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목조각상에서 한국인들의
희로애락이 놀랍게 잘 표현되고 있다. 한국적인 맛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들어 와서 수집의 범위를 동아시아
지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보나는 조선 장신구가 전문인 박물관이다. 아담한 3층 건물에
층별로 전시하고 있다. 장신구 이외에도 자수, 나전칠기,
목가구 등 수집의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일본의
야나기 민예관이나 온양 민속 박물관 처럼 넓은 의미의
민예박물관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최근에 들어 와서 일본과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으로 장신구의 수집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모처럼 서울 상경소식을 알리면 지방 멀리 강릉에서 올라온 촌
사람을 환영하는 조출한 모임이 열린다. 선술집 주막같은 인사동
골목의 어느 작은 술집에서다. 빈데떡과 파전 같은 안주를
시켜 놓고 소주나 막걸리로 사립 박물관 경영의 어려운 여건을
서로 토로하면서 애환을 달래 준다. 나같은 새내기 관장
에게는 큰 용기를 주는 것이다.
박물관에 입문하는데 목인과 보나 박물관의 관장님들이 많은
자문을 하여 주시고 조언도 하여 주었다. 어려운 사립 박물관의
길을 가는데 용기와 겪려를 하여 주신 분들이다. 그래서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노후를 아름답고 보람있게 보내는
일로서는 참 좋은 직업이나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마련을
각별하게 주문하셨다. 그 이유를 개관한지 1년이 넘어서야
잘 알게 됐다.
목각인형, 장신구, 자수 등 수집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조선의
민예분야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고, 한국 민예미의 아름다움에
심취하여 열정을 갖고 수집하고, 박물관을 어렵게 설립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아직도 여전한 개발지상주의 시대에
문화 독립운동을 함께 하는 소중한 동지로서 남다른 존경심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