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석보당
- 작성일
- 12-03-13 15:16
- 작성자
- 안영갑
- 조회
- 6,259
추억의 석보당은 나의 수집 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골동가계이다. 수집가로서 힘들었던 시절에 애환을
함께한 친구이자 단순한 수집이상의 의미를 나에게
준 곳이다.
석보당은 전통문화의 도시인 전주의 완산동에
있다. 가계주변에는 남문과 재래시장, 교동 한옥
마을 등이 있다.
특히 남문 재래시장은 전주의 자랑인 콩나물
해장 국밥집들이 몰려 있어 많은 외지 여행객들이
여행의 허기와 회포를 풀고 가는 곳으로 유명하다.
석보당을 가기 위해서는 강릉에서 전주까지 고속
버스에 몸을 실고 장장 5시간의 긴 여행이 필요하다.
앞으로 만나게 될 미지의 자수 유물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감이 장시간 여행을 버티는 비결이다.
한동안 수집에 몰입 할 때에는 일기를 불문하고
한달에 1-2회 정도 방문을 할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
가계에 당도하면 즉시 외상장부에 밀린 계산을
하고 인근 다방의 아가씨가 배달한 따끈한 커피
한잔에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그동안 밀린 덕담을
나누면서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가계안에서 수집한 자수작품들을 감정하는 동안에는
냉정한 표정관리가 중요하다. 가격흥정에 필요한
조건인 것이다. 비즈니스는 역시 비즈니스이다. 이
과정을 원만히 통과하면 나의 수집여행의 본 행사는
막을 내리게 된다.
행사의 마무리를 축하하기 위해 남문 재래시장에
있는 단골 해장국집으로 함께 달려가 2부행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때부터 가계주인과 고객이라는 경제적인
관계를 뛰어 넘어 인간적인 우의를 다지는
인간극장이 시작되는 것이다.
추억의 석보당은 나에게 단순한 자수 수집을
뛰어 넘어 전통의 소중함과 더불어 서민적인
삶의 멋과 애환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기로 지금도 기억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