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실속의 각시인형
- 작성일
- 12-02-10 14:55
- 작성자
- 안영갑
- 조회
- 6,598
우리 박물관에는 직물로 만든 각시인형 3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유물은 1950년대 전란후
참전한 유엔군들이 휴전후 귀국하면서 가져가는
기념품으로 인기가 매우 높았다.
그당시에는 특별한 산업이나 수출품이 없었던 상황에서
유일하게 외화벌이를 할 수 있었던 우리의 민예품이었
다. 나전칠기와 더불어 2대 효자 수출품목이 되어
주었다.
전란후 어려웠던 상황에서 우리 어머니들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하여 떡판을 들고 골목행상을 하면서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다.
특별히 바느질 솜씨가 좋았던 어머니들은 다양한
헝겁천을 활용하여 아름다운 색동옷을 입은
각시인형들을 만들어 수출역군 노릇을 하였다.
외국군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도 수행하였다.
외국경로를 통해 수집한 아름다운 색동각시들은
고향에 돌아와 동양자수 박물관의 전시실에서
저마다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다.
자수 전시실에서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을
환영하고, 작품을 소개하는 무언의 해설사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각시인형들은 자수의 주인공이신 어머니들을 대신하여
작품속에 담긴 아름다운 사연과 염원을 스토리 텔링하고
있는 것이다. 보는 관람자의 입장에서 볼 때 훨씬
정겹고 가슴에 와닿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많은 관람객들이 궁금하여 각시인형의 출처나 수집
배경을 물어 보는 경우가 있다. 6.25 전란의 슬픈 사연을
담고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의 수출 민예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워 한다.
특히 솜씨있는 우리 어머니들이 만든 작품이고, 먼 이억
만리 고향떠나 있다가 돌아온 사연을 이야기하면 관람객들은
잠시 숙연하여 지는 분위기이다.
아름다운 자수 전시실에서 우리 근대역사와 어머니들의 애환이
담긴 각시인형들의 재탄생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