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환기작품의 소장가인 지인에게 최근
에 발간된 버선본집도록을 보여 주었다. 보는 순간 입에서 외마디 탄성이 나왔다." 온통 환기미술이 버선본집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네요! " 환기미술의 원형을 마치 보는 것 같다 "는 감동적인 말을 하여 주었다. 김환기화백은 생전에 우리 고미술을 무척 사랑한 수집가로 유명하다. 환기미술의 원동력은 아마도 우리 고미술에 대한 깊은 안목에서 연유하고 있는 것 같다.
고가구의 단순한 선과 달항아리의 우아한 곡선, 전통자수에 표현된 화려한 오방색은 물론이고 단순화된 학과 봉황, 매화꽃 문양 등 상징적인 조형물들은 환기미술의 특징이자 매력이다. 환기미술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인 것이다.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환기미술속에는 한국적인 서정성이 잘 담겨져 있다. 환기미술에 사용된 중요한 오브제로 달과 산, 달항아리, 학과 봉황, 여인, 매화 등 한국적인 조형요소들이 자주 등장한다. 조형적인 특징은 생략과 절제로 단순하며, 오방색의 자유로운 구사로 한국적인 미감의식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버선본집속에는 우리 규방여인들의 인고와 염원의 삶이 녹아져 있다. 한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사랑과 생명의 노래가 있다. 표현된 문양들은 한결같이 화폭의 제약으로 압축과 절제의 미학이 돋보인다. 오방색의 절묘한 배합으로 묘사된 각종 동식물과 서조문양은 행복한 가족을 의미하며, 함께 어울려 즐겁게 춤을 추고 노래하고 있다.
환기미술과 버선본집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규방여인, 서조인 학과 봉황, 인고의 상징인 매화 등 표현된 문양들이 유사하다. 또한 현란한 오방색이 돋보이고, 절제의 미학이 유별나다. 자유로운 해방감과 시적인 서정성도 동시에 눈에 들어 오고 있다. 환기미술의 정체성과 소통하는 한국자수에 담긴 독특한 문양과 색채, 스토리는 한국미술의 소중한 원천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