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쯤 어느 무더운 초여름날 강릉단오장 가는 길에서 우연히 만났던, 눈꽃처럼 새하얀 모시한복을 예쁘게 입으신 전형적인 강릉 규방여인 모습의 할머니가 기억에 선명합니다. 유독 나의 눈길을 끈 것은 모시적삼 위에 수놓은 한폭의 송학자수였습니다. 단순하면서 세련된 자수문양속에서 현대적인 한 폭의 비구상미술을 보는 것과 같은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신사임당과 같은 조선시대 규방여인이 환생한 모습을 마치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우리 한복과 자수가 친자매처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강릉자수, 한복에 담다"라는 창의적인 주제로 강릉자수의 고향인 강릉에서 한복창작작품을 선보이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동안 작품을 준비하느라 수고해 주신 강릉원주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김용문교수님을 비롯한 강사님들, 재학생 여러분들의 노고에 대하여 격려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냅니다.
한복문화의 발전과 확산은 단순한 "복식분야"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쟝르나 문화콘텐츠와 연계되고 융합될 수 있을 때 가능해집니다. 단순한 "옷"이라는 개념을 뛰어 넘어 문화적 코드(스토리, 디자인, 색상, 소재 등)로서 의미가 다양하게 확장될 때 한복은 비로서 창조적인 진화의 주체가 되며 우리 문화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강릉원주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가 한복진흥센터가 주관한 "한복 전문교육 지원사업" 참여 프로그램에 선정된 것은 동양자수박물관과 상호 Win-Win의 정신으로 역량을 보완하고 결합하여 시너지효과를 창출한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대학과 박물관이 새로운 한복문화의 창조를 위해서 협업창작의 모델을 보여 준 모범적인 사례로서 앞으로 강릉에서 시작한 지역적인 혁신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발전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