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의 내밀한 이야기가 담긴 침선소품은 자수나 바느질에 필요한 바늘과 실을 사용하기 편리하고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도구를 의미한다. 바늘집, 바늘꽃이, 실패, 바늘방석, 골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바늘은 규방칠우에 나오는 조선시대 규방여인들이 가장 아끼는 침선활동의 중요한 벗이다. 자수나 바느질에 절대로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필수품이며 규방여성의 삶과 오랜 세월동안 동행한 소중한 반려자이다. 침선소품은 모양도 다양하고 색감의 조화나 문양이 예뻐서 장식적인 효과도 뛰어 나다.
조선 순조때의 국문수필로 유명한 "조침문"의 저자인 윤씨부인은 시집올 때 혼수품으로 가져와 애지중지하게 사용한 바늘이 바느질 도중에 갑자기 부러자자 슾픈 마음을 글로 남겼다. 그만큼 바늘은 유씨부인과 같은 규방여인들이 일상적인 삶속에서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예술적 수단이자 가족의 생업을 위해 헌신하는 필수도구인 것이다. 본인의 부주의로 인해 부러진 바늘을 소중한 벗으로 의인화하였다. 비단의 직물위에서 온갖 아름다운 자수문양을 만들어 내는 바늘의 신묘한 능력을 예찬하였다.
침선소품속에는 규방여인들의 아름답고 소중한 마음결이 있고 행복한 가정에 대한 간절한 기도와 염원이 담겨져 있다. 바느질하다 남겨진 자투리오색천을 아껴서 재활용하는 검소한 생활의 지혜가 엿보인다. 또한 각자의 침선솜씨와 미감의식이 발휘되어 미니멀아트를 보는 것과 같은 단순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섬유예술을 창조하고 있다. 절제된 디자인과 원색적인 색채의 배합은 물론이고 감동적인 인문학적 스토리가 있어서 실용성과 예술성을 훌륭하게 겸비하고 있다.
침선소품은 아주 작은 크기의 색동조각천을 연결하여 제작한 경우와 간결하고 반추상적인 자수문양이 들어 간 경우가 대부분이나 가끔은 누비형태의 소품도 발견된다. 제작자의 창의성과 개성을 바탕으로 제작양식과 자수문양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규방공예로서 조선여인들의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인 심미안과 뛰어남 미적 감각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동양자수박물관의 유물시리지 III로 발간되는 "소담한 침선소품 이야기"에 관한 전문도록은 국내 최초로서 미래미술의 새로운 활로와 방향을 모색하는 많은 섬유작가나 예술가들에게 법고창신의 정신과 미적인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끝으오 본도록의 가치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하여 소장유물의 출처와 공개를 기꺼이 허락해 주신 보나장신구박물관과 고미술갤러리 예나르에 감사드립니다.